2025-09-19
로펌은 변호사뿐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위원과 고문들의 역량으로도 움직입니다. 증권사, 금융당국, 은행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로펌의 '숨겨진 조력자'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합니다.
미국 특허 대리인인 곽나미 전문위원은 KBK 특허법인, 삼성메디슨 특허라이선싱팀, 삼성SDI 법무팀, SK하이닉스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소 등을 거쳐 대륜에 합류했다.
곽 전문위원이 로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기업 내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건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로펌에서는 더욱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고,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돕는 다리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곽 전문위원은 "특히 대륜은 누가 의뢰하든 합리적인 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심적인 로펌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이러한 철학에 깊이 공감해 합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륜에서 곽 전문위원은 주로 해외 특허 출원, 변호사가 요청한 국내 특허 및 지식재산권 소송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해외 변호사와 협력해 사업 개발을 하거나 해외 출원·라이선싱 전략에 대한 고객 상담도 진행한다.
곽 전문위원의 경쟁력은 기술 언어와 법률 언어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대기업, 대학, 대형 특허사무소를 아우르는 실무 경험과 해외 특허소송 대응, 기술 사업화, 가치 평가 등 특허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곽 전문위원은 가장 보람 있었던 경험으로 대학 산학협력단 연구자들의 특허가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지 싱가포르 전시회를 통해 검증한 일을 꼽았다. 그는 "연구실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단순히 논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특허와 사업화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과정을 지원할 수 있었다"며 "벤처기업들과 협력해 만든 해외 특허 포트폴리오가 특허가치평가에서 A+를 받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결국 가장 의미 있는 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의뢰인이 특허라는 언어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며 "이러한 순간들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명재호 관세전문위원은 약 20년간 관세사로 활동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컨설턴트, 방위사업청 수출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무역안보관리원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 평가위원, 이랜드 그룹 무역심사팀장 등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성, 자본력을 갖춰도 법규 준수 즉, 컴플라이언스를 간과하면 사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명 전문위원은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해 전문적이고 유능한 로펌의 선정 여부 또한 비즈니스의 당락을 가를 만큼 중요하다"며 "이러한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로펌에서 근무하게 된 강력한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명 전문위원의 강점은 실무에 기반한 '맞춤형 컴플라이언스' ;수행이다. 해외 관세 법령 및 제도 자문, 관세 평가, 외국환거래, 전략물자 분야에도 특화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대륜에서 법령 자문과 법령 위반 사건 대응, 소송 지원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관세 제도를 포함한 해외 법령 자문 수요가 급증했다.
명 전문위원은 미국 GE로부터 계전기를 독점 수입하는 한 중소기업의 한·미 FTA 원산지 조사를 지원한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그는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로 출장 가 현지 생산 사실 등을 입증해야 했다. 출발할 때만 해도 정보보안과 국가안보에 철저한 미국 기업으로부터 영업기밀 자료를 입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GE 측을 적극 설득해 자료를 받았고, 해당 기업에 대한 추징액과 벌금을 대폭 감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명 전문위원은 "낯설고도 아름다웠던 푸에르토리코라는 카리브해의 보석에서 1주일간의 여정은 결코 지워버릴 수 없는 짧지만 강렬한 기억"이라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동반자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35년간 공직에 몸담은 안일환 고문은 주로 국가의 예산과 재정, 거시 경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경제수석비서관, 기획재정부 차관 등으로 재직하며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제의 큰 흐름을 읽는 역할도 수행했다.
안 고문은 "이러한 경험을 활용해 민간 영역에서 법안과 행정규제에 대한 법적 판단을 돕고 싶었다"며 "로펌의 업무 영역에서도 정책을 이해하고 논리를 구성하는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 대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고 했다.
안 고문의 업무는 거시 경제와 금융 시장의 흐름을 읽고 기업이 마주할 법률·정책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내외 경제 지표와 금융 시장 동향,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 발표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 규제, 공정거래, 인수합병(M&A), 해외 투자와 관련된 자문 회의에서 변호사들과 협업한다.
변호사들이 법률적 관점에서 리스크를 분석한다면, 안 고문은 해당 사안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와 재무적 영향을 예측해 기업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법률과 경제, 두 전문 분야가 시너지를 내는 최전선에 있는 셈"이라고 했다.
안 고문은 "기업은 종종 복잡한 금융 규제나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동 앞에서 법률 대응만으로는 한계를 느낀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재무·경영 전략 수립을 돕겠다"고 밝혔다.
박선우 기자(closel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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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히든 플레이어] 대륜 곽나미·명재호·안일환, 법과 실무 시너지 발휘 [넘버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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